ARTRAVEL TRIP.31
살기의 미니미
MINIMALIST
긴 여행을 앞두고 가방을 챙길 때면 알게 된다. 무엇을 가져갈지 선택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언제나 무엇을 두고 가야 하는지 결정하는 일이다. 버리기, 덜어내기는 그러니 일종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삶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조금 나이를 먹고, 살림이 늘고, 관계가 많아질수록 이 무게를 버틸 수 있는지 더 자주 의심이 들곤 했다. 지켜야 하는 게 늘수록 조바심이 일었다. 무엇 하나 제대로 단념하는 것만큼 힘겨운 일이 또 없었다. 나는 언제나 짐이 가벼운, 여행이 가벼운, 그래서 그처럼 삶이 가벼운 사람들을 동경했다. 그들에게 남겨진 무게처럼 그 마음도 가벼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단출한 여행. 그 여행을 그대로 닮아버린 삶. 그들을 오래 읽고, 천천히 말하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쓰고 싶다.
목차
ART
012 MINIMAL LIFE
한참 반대적 삶
편집부
024 강을 건너는 낙타
성북동
변종모
052 발칙한 제작품을 만듭니다
비전화공방 서울
편집부·비전화공방
062 아이 앞의 섬
라무섬 & 제주
송인희
지구사용설명서
082 무엇이 되지 않아도
부탄
박미희
102 부탄 백과사전
부탄
편집부
110 부탄行 여행인문학
부탄
편집부
TRAVEL
116 배낭의 무게
볼리비아
최요셉
138 THE AWAY CITY
어웨이시티
편집부
148 삶, 척
삼척
편집부
162 당신에게 심심한 행운이 날아들 때
페루&볼리비아
송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