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RAVEL TRIP.15
여행과 그림자
TRAVEL, But SHADOWS
그대가 비록 어딘가에 혼자 있어도 그대의 여행은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어떤 작가의 글을 처음 봤을 때. 나는 그걸 일종의 위로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외로워하지 말고 당신의 여행에 충실하라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위로라기보다 경고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너의 여행은 네가 잘나서 주어진 것이 아니니 허세 그만 부리고 그 여행의 무게를 잊지 말라는.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을 통하지 않고는 자신을 규정할 수 없도록 태어난다. 거울이 없이는 자신을 볼 수 없는 것처럼 타인을 통해서만이 나를 알 수 있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이 여행은 나의 것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만의 것이 아니다. 무엇의 힘으로 이곳에 왔을까. 누구의 힘으로 이곳에 있을까. 내가 떠나옴으로 세상에 어떤 사람은 무엇을 잃어버렸나. 가질 수 있는 것을 갖지 못했나. 그립지 않아도 되는 것을 그리워하게 되었나. 그 관계를 통해 여행의 그림자를 봤다. 선택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지만 나를 지탱하는 힘은 언제나 나를 넘는 것. 그러니 여러 가지 의미로 우리의 여행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우리는 빚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
목차
TRAVEL
016 누구나의 바다에서
호카곶 & 성북동
변종모
034 나의 방콕읽기
방콕, 태국
박준
044 여기, 어쩌면 가장 찬란한 2주
WORKCAMP
편집부
052 리야드의 대문
마라케시, 모로코
허선희 IN 착한여행
ART
062 네팔 지진의 구조 현장 속으로
카트만두, 네팔
박승근
098 GOLDEN AGE IN THE CITY
파리, 서울, 멕시코시티, 홍콩
편집부
116 그림자 마을에 술이 익으면
구이저우, 중국
이경택
지구사용설명서 - 호주, 케언즈 편
136 43, 무중력, SUMMER
케언즈
최갑수
158 온갖 백과사전
170 케언즈행 여행 인문학